1. 영화광의 탄생
영화는 꿈이란다. 영원히 잊히지 않는 꿈
처음으로 영화관람을 하러 간 '새미'(가브리엘 라벨)에게 엄마가 한 말이다.
처음 본 영화가 내뿜는 스펙터클한 빛의 향연은 새미를 전율에 휩싸이게 한다.
영화에서 기차 추돌 장면을 보고 느꼈던 감흥을 쉽게 떨치지 못한
새미는 충돌하는 기차를 직접 재현해 보고 촬영하기에 이른다.
이후 동생과 친구들과 함께 8mm 카메라로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적 기법을 터득하고 자신의 영화를 한 편씩 완성해 나간다.
특히 서부영화와 전쟁영화 같은 장르영화를 주로 제작해
상영회도 열고 관객의 공감을 얻는다.
고등학생이 되어 캘리포니아 주로 전근 가는 아버지를 따라 전학을 간다.
그곳에서 작은 키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림과 폭력까지 당하게 된다.
그때,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파벨만에게 영화는 중요한 소통의 창구가 된다.
파벨만은 16mm 아리프렉스라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카메라로
친구들의 모습을 필름에 담아 상영한다.
이 상영회를 계기로 자신을 적대시하던 친구와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그저 취미일 뿐 일이 될 수 없다는 아버지와 부딪치게 된다.
2. 카메라의 눈은 진실하다.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에 익숙한 새미는
가족 여행을 카메라에 담아 편집하던 중
필름에 기록된 가족의 비밀이자 진실을 알게 된다.
가족과 예술
사람을 반으로 찢어놓지
새미의 엄마, 아빠 역에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도 부부로 나왔던
미셀 윌리엄스와 세스 로건이 열연한다.
새미는 과학자였던 아버지와 예술가였던 어머니로부터
유년시절에 받았던 영향과 과거의 기억과 깊은 상처를 자신의 영화에 담는다.
3.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 회고담
스필버그는 <파벨만스>를 자기 "기억 그 자체"라고 말한다.
새미는 어린 시절 영화에 매료되었으나
가족문제로 잠시 덮어두었다가,
업계에 발을 다시 들여놓는 순간부터
영화광으로서의 자질을 불태웠던 스필버그의 분신이다.
스필버그는 시나리오가 완성되자 여동생들에게 보내 감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시나리오에 나오는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각본을 폐기하겠다'라고 약속을 했다.
그만큼 영화 속에는 부모의 이혼, 유대인 차별이 남긴 상처,
그리고 스필버그가 영화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어떻게 소통하고 살아왔는지 솔직하게 그려낸다.
4. 내 인생을 흔든 영화에 대한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영화
영화는 왜 그렇게 우리의 가슴을 설레고 뛰게 만들었나?
영화는 사람들의 가슴에 박혀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체였다.
필름을 통과하는 강렬한 그 빛에 매료된 순간
그 사람의 인생은 송두리째 영화에 휘둘리기 시작한다.
<파벨만스>는 영화에 매료된 청년이 자신의 삶이 어떻게 영화에 동화되었고
불협화음을 일으켰고 다시 화해해 나가는 과정을
필름이 주는 독특한 질감을 가진 필름룩 이미지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영화광이라면 몇 번의 울컥함이 몰려온다.
5. 와이드 릴리즈가 아닌 제한 개봉을 한 이유
이 영화는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제작되었다.
유니버설은 스필버그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에 함께한 영화사였다.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작인 <죠스> <E.T> <쥬라기 공원> 시리즈, <쉰들러 리스트>를 함께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사실에
유니버설은 더 이상 그에게 흥행을 바라기보다는
어쩌면 여러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하기를 더 바라며
아카데미 시즌에 맞춰 제한 상영을 해나갔다.
결과는 아쉽게도 아카데미에서 7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었지만 무관에 그쳤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했던 위대한 영화의 신 '존 포드',
존 포드 역으로 카메오로 출연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처럼
'스티븐 스필버그'의 시대도 한 페이지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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