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은 한국 최초 여성 감독인
박남옥 감독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 여성의 관점에서 전후 여성들의 솔직한 욕망을 드러낸 작품
줄거리
주인공 이신자(이민자)는 6·25 때 남편이 죽고
딸 하나를 키우며 남편 친구 이성진 사장(신동훈)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신자는 이 사장의 유혹을 받으나 뚝섬에서 딸의 목숨을 구해준
젊은 남자 택(이택균)과 사랑에 빠진다.
사랑과 모성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딸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사랑을 선택한다.
하지만 전쟁 중 죽은 줄 알았던 택의 옛 애인 진(나애심)이 나타나자
택은 신자에게 이별을 고하고 신자는...
당시로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을 하는 자신에게 충실한 여성을 그리고 있다.
처음 소개는?
1997년 제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복원 및 상영되어
<미망인>과 박남옥 감독의 이름이 한국영화사에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0분가량의 사운드와 마지막 장면의 프린트가 소실되었다.
노트
■ 전후 미망인의 고충과 처지를 여성의 관점으로 그린
1955년 여성을 주인공으로 여성이 감독한 최초의 여성영화.
■ 영화는 여성을 드러나는 방식과 여성이 대처하는 방식에서 매우 독특하다.
한국 영화가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 그려왔던 여성과 매우 다르다.
■ 영화의 주인공인 미망인은 어머니로서 경제의 주체이면서
로맨스와 성적 욕망의 주체로
여성 간 우정과 적대의 중심으로 자신을 보여주는 주체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 신자는 전후 팍팍한 삶에서도 포기하고 희생하는 삶이라 아니라
무언가를 끊임없이 바라고 선택하는 생명력 있는 인간이다.
■ 주인공은 남편이 죽고 살길이 막막하자 남편 친구의 도움을 받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자 딸을 버릴 정도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
■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의 폐허를 거쳐
한국 영화 산업이 막 살아나기 시작한 시기에
박남옥 감독은 언니의 돈을 빌려 '자매프로덕션'을 만들어
어렵게 제작비를 마련하고 연출의 기회를 얻었다.
■ 경북 하양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한 박남옥 감독은
학창시절, 영화를 사랑하는 소녀이자 투포환 선수로 전국체전에 나간 이력이 있다.
투포환 선수 출신의 체력과 영화에 대한 끈질긴 열정이 없었다면
<미망인>은 세상에 빛을 못 봤을 수도 있다.
■ 제작비가 부족해 아이를 업고 스태프들에게 직접 밥을 해줘 가며 영화를 완성시켰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앞에 가로막힌 유무형의 장벽을 뛰어 넘고자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던 여러 무용담들은 혹독하고 눈물겹다.
하지만 영화는 1955년 개봉 후 좋은 평을 받았으나,
흥행에 실패하고 박남옥 감독은 다시는 감독의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 <미망인>은 한국 전쟁 직후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전쟁미망인의 곤란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당시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 일반적으로 그리고 있는 여성 역할에 충실한 캐릭터가 아니다. 눈치 빠르고 생존력이 강한 신자는 자신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유부남의 호감도 적절한 선에서 이용하고, 혼자 산다는 이유로 아무 하고나 자신을 엮으려는 주변 사람들 틈에서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함께 생활하는 대담함도 보인다. 경제적으로 전후 여성의 어려움을 신자도 겪고 있지만 남편 친구의 접근도 안전한 거리까지만 허용하고, 양장점을 운영하는 능력과 성실함도 있어 후에 경제적 독립을 이룬다.
■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서사적으로는 신여성들을 도덕적으로 단죄하면서
시청각적으로는 그 여성들에 매혹되며 성적으로 착취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없다는 점이다.
영화는 그가 원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지켜봐 줄 뿐이다.
* 참고 자료 : [서성희의 시네마 크리티크] 영화를 보며 여자를 생각하다 V, 르몽드 코리아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42
* 사진 출처 : K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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