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개봉한 미국 로맨틱 코미디영화로, 칸영화제 개막작이자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다. 영화는 1960년대 뉴 펜잔스 섬을 배경으로 벌어진 한여름 밤의 꿈같은 여행을 떠나는 소년과 소녀의 3일간의 소동을 그리고 있다. 덜떨어진 어른보다 훨씬 어른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 미국 독립영화로 제작되어 BBC가 선정한 100대 21세기 영화에 선정된 작품이다.
'문라이즈 킹덤' 줄거리
1965년 9월 뉴 펜잔스 섬, 보이 스카우트 형태의 카키 스카우트의 한 캠프에서 생활하던 소년 샘(자레드 길먼)이 실종된다. 그는 스카우트를 탈퇴하겠다는 쪽지 한 장 달랑 남기고 사라졌다. 캠프의 대장, 경찰과 스카우트 대원들 모두 샘을 찾아 섬 전체를 수색하게 된다. 그런데 섬 반대편 수지(카라 헤이워드)라는 소녀도 실종된다. 두 아이의 실종으로 섬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모두 나서서 수색 작업을 펼치게 된다.
한눈에 알아본 소울메이트
앤더슨 감독이 자신이 경험하고 싶었던 첫사랑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좀 더 어린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 이야기를 보는듯하다.
감쪽같이 사라진 소년과 소녀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실종 사건 속에 숨겨진 사연이 드러난다. 샘은 사고로 가족을 잃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스카우트 캠프에 입소해서도 평소 독특한 취향으로 왕따였다. 수지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친구라곤 라디오와 책, 고양이밖에 없는 외톨이였다.
실종 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 샘은 교회에 단체로 연극을 보러 왔다가 몰래 빠져나와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샘은 망설임 없이 까마귀 분장을 한 수지에게 확신에 찬 눈빛으로 "바로, 너"라고 호명하고, 수지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을 알아봐 준 샘과 사랑에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 후로 둘은 펜팔을 통해 서로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소울메이트가 된 샘과 수지는 더 이상 영혼과 사랑이 없는 집과 일상을 견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완벽한 사랑은 시작되었고, 자기를 알아봐 주는 상대도 만났으니 '지금 떠나도 된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서로를 보듬어 주는 유일한 소울메이트이자 연인이 된 샘과 수지는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하고 오랜 준비 끝에, 둘은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약속 장소로 떠난다. 사랑의 도피를 위한 모종의 계획을 지켜보면서, 과연 어린 연인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하지만, 코믹한 상상으로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어린 소년과 소녀가 어설픈 키스를 하고 둘만의 해변에서 샹송 '사랑의 시간'을 틀어 놓고 춤을 추는 모습은 한여름 밤의 일탈이 주는 묘한 설렘과 일탈과 거짓말 같았던 첫사랑의 가슴 떨림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60년대 그 시절의 낭만적인 로맨스와 그 첫 떨림을 보여주기 위해, 감독은 이미 다 커버린 성인이 아닌 좀 더 어린아이들의 사랑을 선택한다.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 뜻
영화 제목인 '문라이즈 킹덤'은 소년과 소녀가 함께 지낸 바닷가 이름이다. 둘에게 너무 소중하고 비밀스럽고, 마법 같은 곳이어서 '달이 뜨는 왕국',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곳에서 자신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지 못한 어른들의 세상을 떠나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안아주는 자신들만의 공간이자, 첫사랑에 빠지면 일어나는 마법 같은 한 여름밤의 여행이 펼쳐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웨스 앤더슨 감독 스타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를 만든 미국 영화감독. '매그놀리아', '마스터'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레퀴엠' '블랙 스완'을 만든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과 함께 1990년대 등장한 개성 있는 젊은 미국 감독으로 독특한 영상 미학으로 수많은 마니아가 있다. 특히 자기 색깔과 비전이 확고하기 때문에 팬들이 많고 화면 색채가 아름다워 힙스터들에게 인기가 많다.
60년대 배경의 인공적인 미장센
앤더슨 감독의 비주얼은 독특하다. '문라이즈 킹덤'에서는 60년대 뉴펜잔스 섬을 재연하고, 고전영화에서 볼 법한 트래킹숏과 60년대 샹송 대표주자 프랑수아 아르디의 '사랑의 시간' 같은 소스들을 한껏 취합한 뒤, 빈티지 색감으로 변형한 모양새이다. 여기에 명쾌한 스토리 라인으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틀이 갖춰진 영화이다.
'문라이트 킹덤' 출연진 : 화려한 조연
웨스 앤더슨 감독이 만든 영화의 캐스팅이 화려하다. 영화 좀 봤다 하면 이름을 들어본 명배우들이 짧게라도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 배우가 가진 특유의 이미지가 옅게 연출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영화에도 브루스 윌리스, 빌 머레이, 에드워트 노튼, 틸다 스윈튼, 하비 케이텔,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이 출연한다.
2023년에 개봉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도 스칼렛 조핸슨, 톰 행크스, 틸다 스읜튼, 맷 딜런 등 어벤저스급 캐스팅이다.
하지만 이들 유명 배우들이 조연이나 단역으로 출연하는 사이에 극은 신인이 이끌어간다. 이러한 앙상블 캐스팅은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스토리는 주연이 끌고 나가서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후방에 배치된 최강의 연기파 배우들이 탄탄하게 받쳐주어 어설프지 않고 꽉 찬 느낌의 영화가 만들어진다.
'다이하드' 시리즈로 유명한 브루스 윌리스는 액션 이미지를 과감하게 던지고 사랑의 상처를 간직한 그렇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섬마을 경찰 샤프 소장 역으로 나와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에드워드 노튼은 소심하지만, 책임감이 강한 스카우트 단장 역으로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웨스 앤더슨 사단의 대표 배우인 빌 머레이와 함께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부부로 함께 출연해 딸의 가출로 인한 불안함과 샤프 소장과의 불륜을 들키게 되는 뒤죽박죽 상황에 혼란을 겪는 별난 캐릭터의 무덤덤한 표정을 가장한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다.
웨스 앤더슨 감독 영화는 블록버스터급 호화캐스팅으로 이름나 있지만, 할리우드 간판스타들이 본연의 색과 개성이 두드러진 연기를 펼치는 것보다는 웨스 앤더슨식 캐릭터로 변신해 색다른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어른들로 변신한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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