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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재심' 제헌절 추천 법정 재판 영화

by 씨네서 202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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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은 2000년 8월 10일 익산에서 있었던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한 실화 영화이다. 영화는 경제도 가정도 모두 위태로운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이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조현우(강하늘)가 진실을 찾고 누명을 벗기 위해 법정에서 함께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출세를 위해 맡은 사건.
파고들수록 잊고 살았던 정의감에 불을 지핀다.
억울하게 살인범이 된 청년과 무명 변호사가 진실을 향해 벌이는 사투.
진실은 거짓을 이길까?"

 

대한민국을 뒤흔든 택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유일한 목격자인 10대(15세) 소년이었던 현우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누명을 쓰고 10년 동안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더 억울한 구상금 청구 소송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 만기 복역한 것도 모자라 출소 후에는 설상가상으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택시 기사 사망보험금으로 지급된 4,000만 원과 그간의 이자 1억을 합쳐 1억 4천만 원이라는 구상금 청구라는 소송을 당한다.

 

처음 시작은 정의도 뭐도 아니고 오직 출세였는데...

돈도 인맥도 없이 빚만 쌓인 벼랑 끝에 내몰린  변호사 준영은 거대 로펌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료 변론 봉사를 하던 중 현우의 사건을 알게 되고 명예와 명성을 얻기 좋은 기회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사건을 맡는다.

 

이준영 변호사(정우)

 

그러나 실제로 만난 현우와 그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 당시 강압 수사를 했던 경찰들의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만행을 알게 되면서 정의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억울합니다!"
"내가 얘기해줄게, 너 살인범 아니라고." 

 

10년 만기 출소 후, 현우는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찌해 볼 수 없는 이 기막힌 현실에 세상과 문을 닫고 거의 자포자기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법을 잘 아는 변호사 이준영이 나타나 희망을 준다. "내가 얘기해 줄게, 너 살인범 아니라고."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 법을 잘 아는 변호사의 도움이라면, 다시 한번 세상을 믿어볼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가혹행위

영화보다 더 충격적인 현실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영화에서 형사들이 현우를 체포해 모텔로 연행한 후, 폭행 등 가혹행위를 하며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형사들이 모텔로 불법 연행해 폭력과 협박으로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런 경찰의 폭행과 강압수사를 견디다 못한 현우는 결국 허위 진술을 하였고, 이 진술을 토대로 기소가 이루어졌다.

 

조현우(강하늘)

 

이는 70년대와 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경찰 일선에 꽤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강압수사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이 일어난 건 2000년, 2000년대까지 이 악습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어쩌면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진다.   

 

법으로 따지자면, 모텔로 연행한 일은 불법체포이고 감금죄에 해당하는 정당하지 못한 집행 절차이다. 법대로 살자. 좋은 법을 제정해 놓고 법 집행자들이 지키지 않으면 더 큰일이 난다. 이 사건은 실제로 무고한 사람에게 고문을 가해 사건을 조작한 무리한 범인 만들기 사건으로 기억해야 할 사건이 되었다.

 

인간이자 변호사인 준영의 속물근성과 정의감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준영 변호사의 속물근성과 정의감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 싶었다. 실제 박준영 변호사는 처음 재심 사건을 맡았을 때는 이런 사건을 성공하면 스타 변호사가 될 수 있겠다는 속물근성이 있었다고 여러 인터뷰에 말한 적 있다.

 

사건 현장

 

그런데 점점 사건을 진행할수록 본인의 속물근성 이전에 억울한 사법 약자이자 피해자인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면서 자신도 눈물이 나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픔을 느끼면서, 점점 생각이 바뀌게 되면서 사법 약자들의 재심 사건을 맡는 인생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너무 정의감 있게 묘사되어 정작 본인은 아쉬웠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평소 속물적인 존재라도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혹시 궁금해할지도 모를 그 이후 이야기

"국가가 국민 기본권을 수호하지 못할망정 위법한 수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진범에게는 합리성 없이 위법한 불기소 처분을 했다. 이 사건과 같은 불법 행위가 국가기관과 그 구성원들에 의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 손해배상청구 소송 판결 중


감독과 박준영 변호사
감독과 박준영 변호사

 

2021년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가 최씨에게 13억여 원, 최 씨의 모친에게 2억 5천만 원, 최 씨의 동생에게 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전채 배상금 16억여 원 중 20%는 최 씨를 강압 수사했던 경찰관 이 모 씨와 이후 진범으로 밝혀진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한 검사가 부담하도록 판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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