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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치매 환자 시점으로 만든 영화 '더 파더'

by 씨네서 202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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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더'는 나이 듦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치매 노인의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한 영화이다. 영화 '더 파더'는 치매에 걸려 평생을 믿어왔던 모든 것이 흔들리는 혼란을 겪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와 늙어가는 아버지를 보살펴야 하는 책임감과 자기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딸의 이야기이다. 

 

영화 더 파더 포스터

 

'더 파더' 줄거리

홀로 평화로운 여생을 즐기는 '안소니'와 나이 든 아버지가 걱정되어 이사 온 하나뿐인 딸 '앤'은 런던의 정든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깨달은 만큼 긴 세월을 보낸 인간미 넘치는 평범한 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한 딸이 치매라는 병으로 시작된 평범하지 않은 날들을 그린 드라마이다. 

 

딸과 아버지

 

'더 파더' 리뷰 

'더 파더'는 치매라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병 중에 가장 가슴 아프고 무거운 병을 다룬 영화이다. 기존에 치매를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슬프고 비극적인 불행에만 초점을 맞춘 특징이 있다. 거기다 치매라는 비극적인 불행을 겪는 사람을 향한 연인이나 가족을 과장되게 따뜻한 시선으로 묘사해 신파적인 분위기가 흐르게 된다. 

 

그러나 '더 파더'의 시선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먼이라는 연기 잘하는 두 배우의 열연으로, 치매를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 가장 세련되고 품격 있는 울림을 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두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리비아 콜먼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지만, 각본의 뛰어남을 인정받아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각색상을 받았다. 

※ 각색상 : 원작이 있는 영화 중에서 각본이 우수한 영화에 주는 상

 

안소니 홉킨스

 

'더 파더'는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는 플로리앙 젤러의 영화감독 데뷔작이자, 자신의 동명 희곡을 영화한 작품이다.  원작 연극은 우리나라에서 2016년에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국립극단에서 박근형 주연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다.  

 

치매 환자가 겪는 공포

연극으로 시작된 작품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 영화 '더 파더'는 영화적인 공간과 조명을 사용해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치매 환자가 느끼는 뒤죽박죽 시간대를 영화적으로 편집하여 치매에 걸려 기억이 엉켜버린 노인의 시점에서 보이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몰입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렇게 해서 치매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치매에 걸린 사람을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더 파더'는 치매 환자 본인의 시점으로 플롯을 전개한다는 매우 특이점을 가진 영화가 탄생하였다.  

 

아버지의 거실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안소니의 평온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서서히 안소니는 주변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앞서 믿었던 모든 것이 전복되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때 일반적인 치매 환자들은 자신을 불편한 사람처럼 대우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며 아직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받길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치매라는 병에 걸린 사람을 대하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 영화가 스릴러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이상한 태도와 기억의 고리가 끊어져 버린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치매 환자가 느낄 불안과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지도록 연출한 치매 영화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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