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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북클럽 넥스트 챕터' 이탈리아 여행 하는 노인 영화

by 씨네서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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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있고, 그들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고, 거기 다 함께 책을 읽으며 지적인 부분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북클럽'은 20대부터 40년을 한결같은 우정을 쌓아온 북클럽의 4명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고, 2023년 2편에 해당하는 '북클럽: 넥스트 챕터'는 네 여성이 함께 떠난 여행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1. 영화 '북클럽'

"나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먼저, 영화 '북클럽'은 다이안 키튼을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중견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중년층의 반응이 꽤 좋았던 작품이다. 네 명의 여성 주인공을 보면서 "나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네 명의 절친이 나오는데 부럽기도 하다. 제목처럼 정기적으로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여행도 함께 간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정말 행운이다. 취향도 성격도 다르지만, 라이프스타일도 각양각색이다. 다이앤(다이안 키튼)은 회계사 남편과 전업주부로 평생 살아온 겁은 많지만 호기심 가득한 소녀 감성으로 현재는 남편과 사별했다. 

 

 

캐롤(메리 스틴버겐)은 남편과 살고 있지만,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더 남편의 속사정이 궁금한 불타는 청춘 역을 맡았다. 비비안(제인 폰다)은 연애는 쿨하게! 일은 뜨겁게! 성공한 호텔 CEO로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엄금진(엄격, 근엄, 진지), 알고 보면 허당인 연방판사 섀론 역엔 캔디스 버겐이 맡았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호기심에는 한계가 없다!"

이렇게 네 명으로 구성된 북클럽 친구들이 매달 돌아가며 책을 한 권 선정해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좀 특별한 책을 만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화로도 나왔던 베스트셀러.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등 고전 명작만 읽던 북클럽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그야말로 남사스럽고 격 떨어지고, 어디 내놓고 읽지도 못하는 부류의 책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책을 손에 든 순간 놓지 못한다.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늘 살던 대로 살던 시니어라이프에 대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책은 새로운 시도를 감행할 용기를 준다. 역시 옆에 누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많이 달라진다. 

 

사실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일과 가정에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정작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다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 뜬금없는 연애소설로 잊고 살았던 욕구와 감정을 느끼고, 또 받아들이면서, 삶을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맞게 된다. 

 

2. 북클럽: 넥스트 챕터

코로나로 화상 통화 등 비대면 모임을 하던 북클럽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드디어 직접 만나 모임을 다시 시작한다. 독신을 고집했던 비비안의 새로운 사랑을 위해 싱글 파티 겸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의 보물로 불리는 베니스, 피렌체, 토스카나 등 눈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할 수 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우린 삶의 통제력을 잃고 운명의 지배를 받는다.
이건 세상 최고의 거짓말이다."

- 연금술사 작가 파올로 코엘료

 

속편인 '북클럽: 넥스트 챕터'는 제목과 달리 책에 관한 언급은 없지만, 그림 같이 펼쳐지는 이탈리아 풍경과 여행 과정에서 여러 돌발 변수 등 실제 체험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경험하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모든 걸 운명이라고 여기며 체념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모험도 감행해 보는, 용감한 노년 여성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물론 처음 여행을 제안받았을 때는 각자 가지 못할 이유가 다 있다. 하지만 "다신 함께 여행을 못 갈지도 몰라"라는 말에 계획도 변경하고 다들 용기를 내게 된다.

 

 

그렇게 용감하거나 과감하지 않으면 여행이든 뭐든 쉽지 않다. 1편인 '북클럽'이 60대 이상 여성의 성과 인생을 유쾌하게 다르면서 나이 들었다고 지레 포기하거나, 이 나이에 주책이야, 이러지 않고 사랑을 찾는 이야기라면, 속편은 그 연장선상에서 더 구체적인 행동을 한다. 이런 문화는 아무래도 서구사회가 좀 더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순순히 어두운 밤으로 걸어 들어가지 마라!"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평생을 보내선 안 된다. 당신이 행복해져야 괜찮다."

나이가 들면 '욕망의 식물화'가 일어날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 노년을 잘 모른다. 영화는 노년에도 안전한 삶, 늘 하던 대로의 삶에서 조금만 더 자신에게 귀 기울이며 행동하는 용기를 내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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