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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데이미언 셔젤 마고 로비 브래드 피트 영화 '바빌론' 뜻 리뷰

by 씨네서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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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 감독 마고 로비 출연 '바빌론' 영화

할리우드의 가장 화려했지만 큰 변화가 있었던 1920년대에서 30년대를 배경으로, 황홀하지만 위태로웠던 도시 '바빌론'에 비유해서 당시 할리우드와 그 속에 일어났던 일들을 충격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다섯번째 영화이다.

 

줄거리

잔심부름으로 바쁘게 뛰어다니다 잠시 쉬러 파티장 밖으로 나온 '매니(디에고 칼바)'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를 만난다. '넬리'는 자신이 아직 아니지만 스타가 될 거라고 말하고 스타는 원래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고 말한다. 매니도 영화계를 동경하며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는데, 무언가 중요한 일부분이 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늘어놓으면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영화는 시작된다.  

"더 크고 더 중요하고 영원한 것의 일부가 되고 싶어." 

 

 

파티장에 아내와 부부싸움 중인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가 등장한다. 잭 콘래드는 황홀하지만, 위태로운 고대도시 '바빌론'과 같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스타이다. 누구나 잭과 같은 스타를 꿈꾸지만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화려한 데뷔를 꿈꾸며 넬리 라로이와 매니 토레스도 영화 같은 삶을 살기 위해 할리우드에 입성한다. 

 

하지만 1920년대 할리우드는 기존 영화산업의 틀이 깨지고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그 격변의 한가운데 선 잭과 넬리와 매니는 살아남아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리뷰

1920년대 영화라고 하는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탐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할리우드가 꽃피기 시작하던 시절부터 이미 최고의 스타덤에 오른 배우 '잭 콘래드',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항상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자신만의 고민과 불안감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할리우드 시스템이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급변하던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려 하지만 내면에서 강렬한 불안과 혼란을 느끼고 적응하지 못한다.

 

그에 반해 '넬리 리로이'는 아무런 인맥 없이 밑바닥에서 시작해 타고난 재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단번에 할리우드 최정상에 오른다.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연기로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배우로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구었지만, 찬란했던 시절도 잠시 그녀도 시대의 거대한 변화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매니 토레스'는 영화를 향한 사랑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이다. 화려한 세계에 어울리지 않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청년이지만 할리우드의 일원이 되려고 변화무쌍한 세계에 꿋꿋하게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본성을 바꾸며 노력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떠난다. 

 

영화 <바빌론>은 브래드 피트, 특히 마고 로비, 신인 배우 디에고 칼바 등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 '제어 없이 풀액셀을 밟고 앞만 보고 질주하며 막 나가는 영화'라는 혹평도 공존한다. 할리우드에서 당시 일했던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이리저리 비추며 왔다 갔다 해 스토리가 산만해 보이는 데다 뱀이나 구토 장면 등 사족 장면이 있어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평도 있다. 

 

영화의 위대함과 존경심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의 어둡고 추악한 면을 다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영화계에 바치는 러브레터이자 헤이트레터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가 영화를 꿈꾸고 사랑하는 건 영화가 선해서가 아니라 그 이면에 형편없고 조속한 면도 있기 때문이다.   

 

산만함과 광대함 사이

고전영화에 대한 오마주 장면이 많아 고전영화에 대한 지식 정도에 따라 영화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특히 영화사 100년간의 변천사를 수십 편의 영화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들 영화는 영화사에 기술적으로 표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화에서 가져온 주요 장면들이 스치듯이 지나간다. 

 

주요 인물들이 모두 호감을 가지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영화에 깊게 빠져들기는 쉽지 않다. 다들 아웃사이더에서 출발해 자기가 가진 본성을 바꾸고 스타답게(?) 사는 삶을 요구받지만 끝내 자기 본성을 바꾸지 않고 쓸쓸하게 퇴출당하거나 스스로 퇴장하는 인물들을 객관적으로 시점으로 3시간을 보아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셔젤 감독 특유의 빠른 편집과 영화 <위플래쉬>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재즈풍의 음악들, 몽환적인 영상미, 쓸쓸한 비애감이 드는 엔딩은 큰 여운을 남긴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전개에서 혹평받아도 엔딩으로 극찬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더 입증하고 있다. 

 

1920년대 할리우드

정확하게는 1926년에서 1932년까지를 배경으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넬리와 매니는 파티장에서 제작자의 눈의 띄어 배우와 스탭으로 처음 영화 촬영장에 가게 된다. 당시 영화 세트장은 황무지에 부실하게 지어진 스튜디오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을 하는 스태프, 창칼 대포 등 진짜 소품을 사용해 대규모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 진짜 죽고 다치는 엑스트라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 열악했던 할리우드 세트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넬리 라로이

허술한 만큼 기회도 더 컸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촬영장에서 넬리는 '둘에 눈물이 고이고, 셋에 두 방울만 흘려라'(실제, 클라라 보우라는 눈물 연기에 탁월했던 배우의 일화)는 감독의 지시를 연기해 내며 스타의 길을 걷게 된다.

클라라 보우

 

넬리는 유성 영화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불우한 환경으로 불안한 정서와 레즈비언 논란 등으로 급변하는 할리우드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다. 넬리는 자기는 때가 되면 무대에서 내려오고 자신을 잃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당시에는 할리우드 배우들은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있어서 다른 영화사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대여금을 지불하던 시기였다. 바빌론에서 당시 할리우드를 대표하던 스타 작 콘래드는 MGM,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넬리는 키노스코프에 소속되어 있는 걸로 나온다. 프리랜서가 아니라 소속이 있는 만큼 제약이 더 심했다고도 할 수 있다. 

 

매니 토레스

매니는 파업을 일으킨 엑스트라들을 휘어잡고 망가진 카메라로 올스톱된 촬영장의 위기에서 새 카메라를 구해와 무사히 촬영을 마치게 하는 활약을 보이며 키노스코프에 정식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는 무성영화의 종말을 고하고 유성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워너사에서 만든 <재즈싱어>(1927)를 보고, 할리우드에 유성 영화의 시대가 열릴 것을 직감한다. 연주자들을 카메라 밖에 두지 않고 그들을 전면에 세우는 음악 콘서트 같은 영화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흥행시켜 MGM의 잘 나가는 제작자로 성공한다.

 

잭 콘래드

전기 영화가 아니라 20년대 실제 인물들과 똑같진 않지만, 모티브로 가져온 배우들이 있다. 잭 콘래드는 20대까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였지만 유성 영화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비운의 스타 존 길버트와 유사하다. 바빌론에서 잭 코래드는 존 길버트의 전성기 영화 <빅 퍼레이드>(1925)와 관객들의 웃음거리가 되어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영화 <His glorious night>(1929)를 촬영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 길버트&nbsp;John Gilbert

 

무성 영화의 스타였던 잭은 유성 영화로 넘어가면서 적응하지 못한다. 이미지만을 보고 환상을 갖고 있던 배우의 목소리에 웃어버리는 관객을 보며 비참해한다. 목소리가 좋은 배우로 교체되며 자신은 도태되고 몰락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괴로워 하지만,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고 자신이 가진 돈을 젊은이에게 주고 떠난다.  

 "인생을 붙잡게, 젊은이. 미래는 자네 거야"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의 변화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가 유성 영화의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장인물을 비웃으며 새로운 시대에 빛을 보게 된 새로운 스타를 중심에 놓은 영화라면 <바빌론>은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사람들의 비극을 담은 영화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 나오는 무성영화 시절에 스타였으나 유성영화 시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리나 라몬트를 보며 관객들은 폭소를 터트리는데 매니만 홀로 오열한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모든 일은 완전히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고 인생의 허무함과 비애감도 드는 장면이다. 

 

 

순환 사이클에 관한 영화  

영화가 처음 시작된 파티장에서 무명의 넬리와 매니가 영화계에 입성할 기회를 잡기 시작해 인생의 오르막길을 걷게 되고, 영화 마지막 지하 파티장에서 새로운 배우를 소개받으며 내리막길로 끝나는 순환 사이클을 보여준다. 

 

이들 주인공뿐만 아니라 바빌론에서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 환경이 조악해서 몇몇은 죽기까지 한다. 하지만 셔젤 감독은 조금도 죽음의 여운을 주지 않고 다음 장면으로 전환한다. 개인에게는 중요한 사건이지만 영화계 전체로 봐서는 그럴 때마다 끊임없이 대타가 들어와 멈추지 않고 순환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개개인이 영화계에서 사라지더라도 영화계는 끊임없이 지속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비애감도 들지만, 영화계 전체로 봐서는 긍정적인 면도 공존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

<라라랜드> <위플래쉬>를 만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바빌론>은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로 할리우드에 비유되며 꿈 하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떤 예술의 한 형태와 그 산업이 처음 형성되던 초창기의 일들,
이들이 막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싶었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무성영화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성영화의 시대로 넘어가던 1920년대 후반에서 30년대 초반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다.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연출이 탁월한 감독으로 <바빌론>으로 완전히 새롭고 강렬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출연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시대, 꿈 하나로 할리우드에 모인 다양한 개성 있는 인물들 각자의 욕망이 드라마틱한 생생한 숨결이 느껴진다.  

브래드 피트

세계 최고의 배우이자 제작자로 입지를 굳힌 브래드 피트가 당시 최고 스타였던 '잭 콘래드'를 연기한다. 1920~30년대 범접 불가해 보이는 카리스마와 시대의 변화에 요동치는 내면 심리를 표현하는데 최고의 배우였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마고 로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수어사이드 스퀘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마고 로비가 할리우드를 빛내는 배우라는 꿈을 향해 거침없디 내달리는 '넬리 라로이'라는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디에고 칼바

18개월 동안의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매니 토레스' 역의 디에고 칼바는 극 중 화자로 나와 성공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청년 역을 맡아 대 배우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조화를 이루는 연기를 펼친다. 

 

제80회 골든 글로브 음악상 수상

트럼펫 연주자 시드니 팔머로 나온 '조반 아데포'

저스틴 허위츠는 <라라랜드> <위플래쉬> <퍼스트맨>까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모든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음악감독이다. 당시 다채로운 사운드와 스타일로 가득 찬 LA 음악을 선보인다. 20년대 재즈 밴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시드니 팔머'의 밴드 음악, 100인 오케스트라 등 한층 빛나고 풍성한 재즈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영화 <바벨만>은 할리우드의 황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영화의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갈등을 다룬다. 자신의 성장 이야기와 함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다룬 작품으로 <파벨만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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