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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 웨일' 관계를 통한 구원과 다섯 가지 친구 유형

by 씨네서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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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272kg 거구인 대학 강사 찰리(브렌든 프레이저)는 세상을 거부한 채 집안에만 갇혀 산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직감한 그는 9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딸 엘리(세이디 싱크)와 마지막 에세이를 쓴다.

 

한마디로

감동적인 이야기와 브렌든 프레이저의 연기에 대한 극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리뷰 REVIEW

울컥하게 만드는 감동

음식으로 자기 파멸하기 

비만과 성적 정체성으로 사회와 불화를 겪었던 찰리는 음식과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맺는다. 찰리는 아버지, 남편,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삶이 산산조각이 난 인물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하기 위해 딸을 버린 '죄책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했던 '상실감', 커다란 몸으로 딸에게조차 경멸당하는 '비참함'이라는 슬픈 감정을 폭식으로 해결한다. 그는 강의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로 솔직해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은 스스로를 가두며 강박적 폭식으로 자멸해 간다.

 

관계를 통한 희망

찰리는 폭식으로 거대한 몸이 되고 울혈성 심부전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진짜로 죽게 만든 건 자신이 가진 슬픔과 화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희망은 딸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국의 시인 월트 위트먼이 '크고 많은 사랑을 품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찬사를 보냈던 것처럼, 찰리는 마지막으로 딸에게 이 모든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찰리는 딸에게 이 말들을 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기 자신과 싸움을 벌이고 있는 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문제 해결을 너무 오랫동안 미뤄왔다. 찰리처럼 미루다 후회하지 않고, 늦기 전에 아끼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대사를 모아봤다. 

 

대사
"그녀가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잊을 것 같아서 걱정돼."
"일생에서 한 개는 옳은 일을 했다는 걸 알고 싶었어."
"너 내 일생 중 최고야."

- 더 웨일의 찰리 

 

화면비

더 웨일은 2012년 연극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연극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야 했던 영화는 주인공이 내내 소파에 앉은 채 진행되는 이야기를 1.33: 1 화면비에 담고 있다. 1.33:1 화면비는 좁은 공간과 거대한 찰리의 몸을 공간에 꽉 차게 보이게 만들어 갑갑한 느낌을 준다.

더 웨일 1.33"1 화면비

 

더 웨일의 1.33:1 화면비는 화면에 꽉 찬 얼굴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표정과 생각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공간이 주는 한계를 활용한 꽉 찬 화면 비율은 죽어가는 인간에 대한 탐구와 슬픔과 음식에 대한 강박,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평점

'로튼 토마토' 리뷰 후기는 비평가 지수 65 관객 지수 91, 또 다른 평론 모음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은 비평가 리뷰는 60개 관객 점수는 7.4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출연진 CASTIING

브렌든 프레이저

브렌든 프레이저는 영화 '미이라' 시리즈의 흥행을 이끌던 90년대 스타였다. 하지만 어드벤처 영화를 촬영하는 중 거듭되는 부상과 수술, 이혼으로 인한 막대한 위자료 지급, 자폐 증세가 있는 아들의 치료 등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이 더해져 원치 않는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특히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회장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피해를 폭로했지만 오히려 영화계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출연 기회를 잃고 스크린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10년 이상 원치 않는 공백기를 거쳐 남미권 영화에 간간이 출연하며 생활해 나갔다.

미이라에 출연한 브렌든 프레이저

 

그러던 중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우연히 그가 출연한 남미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더 웨일의 찰리 역을 제안했고, 결국, 브렌든 프레이저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90년대 스타였다가 오랜 공백기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그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찰리와 겹쳐 보이기도 하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간 승리 드라마가 영화를 더 감동적으로 보이게도 한다.

 

브렌든 프레이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일컫는 신조어로 브렌든르네상스 두 단어를 합쳐 #브레네상스라는 해시태그로 팬들은 그의 복귀를 축하하고 있다. 

 

 "일이 끊기고
어느 순간 바다 밑까지 잠수를 해야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숨을 쉬고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

라는 감사를 전했다. 

 

다섯 가지 친구 유형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살아가는 찰리에게 다섯 명의 사람이 찾아온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친구 유형인지 살펴보자.

 

친한 친구

자신과 감정적 교류가 가능하고 자신을 간호해 주는 친한 친구 같은 리즈(홍 차우)가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찰리와 갚은 유대감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그에게 계속 아픈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더 웨일, 리우역의 홍 차우

 

친구로 삼고 싶은 사람

"당신 때문에 얼마나 끔찍한 사람이 되었는지 봐"

엘리는 아빠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분노라는 두껍고 어두운 갑옷으로 위장하고 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굴고 날카로운 혀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누구도 필요 없다고 큰소리친다.

더 웨일, 엘리 역의 세이디 싱크

 

아빠가 죽기 전 자신에게 연락해 사과하려 들자 욕과 극단적인 말로 거부한다. 엘리 역시 찰리와 마찬가지로 어린 자신을 버리고, 제자이자 동성 연인과 떠난 아빠에 대한 원망으로 자기를 파괴하는 중이었다. 엘리 역에는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로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가 된 '세이디 싱크'가 맡았다.  

 

가르치려 드는 친구 

새생명 선교단의 선교사인 토마스(타이 심프킨스)는 전도를 위해 우연히 들른 집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찰리를 발견한다. 그를 돌보는 간호사 리즈가 도착해 병원에 가지 않으면 일주일 안에 죽는다고 말하지만 찰리는 거부한다.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찰리의 영혼을 구원하기로 결심하고 찰리를 가르치려 드는 젊은 선교사이다. 하지만 정작 구원받아야 하는 건 토마스 자신이다.

더 웨일, 토마스 역에 타이 심프킨스

 

그리고 관계가 끊어진 친구이자 전 아내인 메리 역에 사만다 모튼이 나온다. 찰리에게 늘 피자를 배달하는, 친구나의 외모만 보는 친구이다. 찰리의 목소리만 들었을 때는 친밀감을 표했지만, 찰리의 외모를 보고 도망친다. 세상에 가장 흔한 친구(?) 유형이다. 모든 사람에게 친한 친구가 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나는 어떤 친구 유형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감독 PRODUCTION 

'블랙 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배우를 가장 빛나게 하는 연출가'라는 수식어를 가진 감독이라는 말처럼 그가 연출한 레퀴엠, 더 레슬러, 블랙스완과 더 웨일까지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아카데미 주연상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던 80년대 최고의 섹시가이였던 미키루크를 '더 레슬러'의 주연으로 발탁해 인생 작품으로 만들어 준 것처럼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배우의 인생 연기를 디렉팅 잘하는 감독이라는 사실은 브렌든 프레이저로 다시 한번 더 입증된 셈이다. 

 

특수분장

먹는 것으로 자기를 파멸시켜 가는 찰리를 만들기 위한 특수 분장

몸무게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극한에 달하는 272kg의 거구를 만들면서 찰리의 얼굴 표정이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특수 분장 기술이 필요했다. 디지털 보철 분장이라는 혁신 기술을 가져와 몸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보철을 착용해 근육의 완전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더 웨일의 숨은 공신인 특수 분장의 애드리안 모로트는 아카데미에서 분장상을 수상하며 더 웨일에 2관왕의 영광을 안겨줬다.

 

제작사

더 웨일의 제작과 배급을 맡은 회사는 믿고 보는 영화사 A24이다. 문라이트, 미드소마, 유전 등 늘 새로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영화를 소개한 북미의 영화사다.

특히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더 웨일'로 가장 많은 후보작을 배출한 영화사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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