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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프렌치 수프> – 요리와 사랑의 예술

by 씨네서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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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휴식을 취할 시간이 오면 뭘 봐야 할까. 이럴 때 딱 어울리는 영화가 바로 <프렌치 수프>이다.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요리와 사랑을 예술처럼 풀어낸 작품이니까, 음식과 가족 간의 사랑이 많이 오고 가는 명절에 보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한다. 더불어 영화를 보는 내내, 프랑스 요리의 정성을 따라가다 보면,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사유를 느낄 수 있다.

 

 

<프렌치 수프>
  • 개요 : 멜로/로맨스, 프랑스, 135분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감독 : 트란 안 훙
  • 주연 : 줄리엣 비노쉬, 브느와 마지멜

 

고전 프랑스 영화의 향기

영화 <프렌치 수프>는 8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프랑스의 '가스트로노미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바베트의 만찬>처럼, 이 영화는 음식을 매개로 인간의 삶과 관계를 세련되게 풀어간다. 요리하는 장면은 단순한 '조리 과정'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성과 시간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가스트로노미' 뜻 :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관련된 예술이라는 뜻, 미식 문화를 총칭하는 말


간단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20년간 함께 요리를 하며 사랑을 키워온 외제니(줄리엣 비노쉬)도댕(브느와 마지멜)의 이야기이다. 도댕은 수차례 청혼하지만, 외제니는 번번이 거절한다. 그러나 외제니가 청혼을 받아들였을 때, 그녀의 병세는 악화되면서 이야기가 전환점을 맞는 둘만의 사랑만 놓고 보면 비극에 가깝다. 하지만 원작처럼 도댕이 홀로서기까지 겪는 감정적 여정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룬다. 간단한 이야기지만, 인생의 깊은 여운을 남길 음식 영화이자 로맨스 영화이다.

 

영화 속 명대사들

이 영화에는 요리와 인생을 연결하는 명대사가 가득하다.

  •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별의 발견보다 인류에 더 큰 기여를 해요.”
  • “결혼은 디저트부터 시작하는 만찬이다.”
  • “저는 여러분이 드시는 음식을 통해 대화해요.”

이런 대사들은 단순한 미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영화 속 인물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하는지 보여준다.

 

시대를 거스르는 요리 장면

현대의 인기있는 음식 영화들이 빠른 속도와 전투적인 주방 장면으로 유명하다면, <프렌치 수프>는 느리고 우아한 요리 과정을 강조한다. 감독 트란 안 훙은 스테디캠과 핸드헬드를 섞어 하나의 만찬을 준비하는 40분간의 요리 장면을 오프닝에 담아냈다. 이 장면은 요리의 디테일을 예술적 감각으로 보여주며, 관객은 시간을 천천히 음미하는 느낌을 받는다. 천천히 음미하며 꼭 즐겨보길.

 

사랑과 요리의 교차점

이 영화는 단순히 요리를 보여주는 게 아닌 건 분명하다. <프렌치 수프>는 요리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도댕은 외제니에게 청혼할 때 반지를 코스 요리 속에 숨기는 등, 요리와 사랑을 하나로 묶어 표현한다. 불꽃같은 사랑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 것이 얼마나 큰 정성인지, 요리 과정을 통해 전달되는 진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엔딩, 시간의 순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름다운 패닝으로, 주방 속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자연스럽게 변하는 채소의 색과 자연광은 시간의 순환을 상징하고, 이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마지막 장면은 미조구치 겐지의 <우게츠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며, 관객에게 시간의 의미를 선사한다.

 

<프렌치 수프>는 음식을 통해 인생을, 요리를 통해 사랑을 말하는 영화다. 느리지만 그 깊이는 깊고,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묵직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단순히 요리가 아닌 관계와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동안, 잠시라도 그 테이블에 앉아 있는 기분을 느껴보길 권한다. 

이 영화의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프렌치 수프>를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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