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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계급의 롤러코스트 영화 '슬픔의 삼각형'

by 씨네서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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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픔의 삼각형'은 모델 커플이 호화 크루즈와 무인도에서 생존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계층과 인간 본능을 탐구하며 노골적인 시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유머를 결합한 최고의 블랙 코미디 영화다. 

 

슬픔의 삼각형 포스터

줄거리

모델 커플 칼(해리스 디킨슨)과 야야(찰비 딘)는 인플루언서 협찬으로 호화 크루즈에 오른다. 고급 크루즈에서 세계의 여러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다,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무인도에서 이들이 할 줄 아는 거라곤 그저 구조를 기다리는 일뿐. 그때 일 잘하는 크루즈의 청소부 애비게일(돌리 드 레온)아 구명보트를 타고 나타난다. 물, 불 피우기, 음식 만들기, 이 모든 건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이다.

내가 누구라고? 여기선 내가 '캡틴'이야.

 

어른들을 위한 계급의 롤러코스터 

'슬픔의 삼각형'은 제목 그대로 3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파트 1은 패션업계의 에피소드로 시작해 모델 커플이 호화 식당에서 밥값 때문에 티격태격하는 이야기, 파트 2는 돈이 모든 걸 결정하는 호화 크루즈에서의 생활, 파트 3은 모델, 세계 부호, 노동자, 각각 다른 계층에 살던 사람들이 무인도에서 함께 생존해야 하는 예측불허의 어이없는 현실이 펼쳐진다. 

 

영화는 계층과 인간의 본능을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시선에 유머 감각을 가미해 현실을 꼬집고 있다. 파트 1에서는 모델 커플인 칼과 야야를 통해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전복시키고, 파트 2에서는 초호화 크루즈에 탄 세계 부자들의 위선과 치부를 드러낸다.

 

패션쇼에서 찰비 딘
야야 역의 찰비 딘

파트 3에서는 고급 크루즈 안에 존재하던 계층 피라미드에서 가장 밑바닥이던 필리핀 청소부 애비게일이 돈이 필요 없어지고 의식주 해결이 최우선인 무인도에 캡틴으로 군림하게 되는 계급 전복을 그린다. 계급의 위엄이 주는 쾌락을 맛보던 그녀에게 또 한 번의 충격적인 계급 전복이 기다리고 있다.

 

패션업계와 자본의 계급성과 성역할을 전복하다 

모든 게 끊임없이 뒤집히는 영화에서 구토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 역겹긴 하지만, 이 영화의 주제 의식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모델과 부호들의 모습이 감독의 의도대로 웃기기도 하다가, 폭풍우가 몰아치는 크루즈 안의 부호들이 느끼는 고통에 연민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무인도의 8명

 

크루즈가 전복된 후에는 생존을 바라지만, 전복된 계층의 질서에 다소 불안감이 느껴지다가 마지막엔 정말 실소를 금할 수가 없게 된다.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사람의 감정을 그냥 내버려 두질 않는다. '슬픔의 삼각형'은 계급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태우고 마구 달리는 영화이다.

 

역대 가장 재미있는 황금 종려상 수상작이며,
우리 시대를 위한 최고의 코미디 영화이다.

선을 넘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2022년 제 75회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뒤로 하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영화이다. 루벤 감독은 2017년 '더 스퀘어'로 칸 영화제 첫 경쟁 진출과 동시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이번이 두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주목해야 할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다. 

 

 

도발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 구조와 인간의 본능을 탐구하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블랙코미디는 선을 넘는 영화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인간 사회에 관한 통찰력이 선을 넘었다.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더 스퀘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하세요.

'더 스퀘어' 영화 줄거리 정보

 

'더 스퀘어' 영화 줄거리 정보

행동하지 않는 지성인의 위선 오늘은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트의 작품인 '더 스퀘어'에 대한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이 영화는 2017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스웨덴

cineseo.tistory.com

 

'슬픔의 삼각형' 후기

  • '슬픔의 삼각형'의 뜻은 패션과 뷰티업계에서 눈썹 사이를 지칭한다. '인생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이 얼굴에 주름으로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인공 칼은 슬픔의 삼각형이 보이는 모델로서의 전성기가 지났음을 나타낸다. 오디션 스탭들이 보톡스를 맞으라고 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삼각형은 계급의 피라미드를 상징하기도 한다.

  • 주인공인 칼의 직업이 모델인 건 남자 모델 소득이 여자 모델의 3분의 1밖에 안 되고, 그냥 모델이 아니라 남자 모델이라고 불리고, 업계의 동성애자에게 성을 제공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점에 감독은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모델계는 다른 세계와 다르게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전복된 세계인 셈이다. 패션쇼장에서 칼과 야야의 모델로서의 차이를 드러내며 영화는 시작한다. 
  • 안타깝게도 모델 커플인 야야 역의 '찰비 딘'이 2022년 8월 29일 질병으로 갑작스럽게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는 그녀의 유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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